종합병원 퇴원 절차

지난 블로그 포스트에서는 환자의 입원 생활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환자가 입원해 있는 동안 병동 주치의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환자의 급성 질환을 잘 치료하는 것과 환자의 상태에 따른 퇴원을 계획하는 것입니다. 입원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이번 포스트에서는 환자가 퇴원하는 절차를 들여다 보기로 하겠습니다.

환자가 퇴원할 단계에 이르기 전부터 병동 주치의는 퇴원 절차를 미리 계획합니다. 퇴원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것 자체만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퇴원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여러 조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폐렴으로 입원하였다가 상태가 안정적이 된 환자에게는 낮은 양이지만 지속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할수 있습니다. 그런 환자를 퇴원시켜도 될까요? 답은 “그렇다”입니다. 또한, 이층집에 혼자 살던 환자가 고관절 골절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 환자는 퇴원을 해도 될까요? 이에 대한 답 또한 “그렇다”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미국 종합병원에서의 퇴원은 입원의 원인이었던 급성 질환이 더 이상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지 않을 때 이뤄진다라는 점을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환자가 젊고 완전히 회복한 경우는 집으로 퇴원시킵니다. 그에 반해, 고령의 환자가 장기간의 입원으로 인해 쇠약해진 상태라던지, 고관절이나 무릎관절 수술 후인 환자가 혼자서 식사준비나 목욕 등의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때에는 요양원(skilled nursing facility)으로 퇴원을 시킵니다. 물론 대부분 요양원으로의 퇴원은 임시적이며,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육체적 기능이 다시 좋아지거나 회복기간 동안 도와줄 가족이 있으면 환자는 요양원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갑니다. 요양원에서 생활해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집에서 독자적으로 회복해야 하는 경우에는 병원 측에서 환자를 집으로 퇴원시키되 가정간호서비스(home health services)를 주선하기도 합니다. 가정간호란 퇴원 후 가정전문간호사나 물리치료사가 환자의 집을 방문하여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환자의 회복을 돕는 제도입니다.

이렇게 퇴원 계획이라는 것은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각 병원마다 병원 주치의와 협력해 환자의 안전한 퇴원을 돕는 사례관리자(case manager)가 있습니다. 어디로, 어떤 식으로 퇴원하느냐는, 퇴원하는 시점에서 환자가 얼마나 회복을 했고, 또 얼마나 일상 생활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따라서 결정됩니다. 앞서 언급되었던 폐렴 환자의 경우, 퇴원 후에도 당분간 산소통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이 당장이라도 없으면 환자가 위험해질 수 있는 의료용품은 대개 담당 사례관리자가 환자의 건강 보험을 적용하여 미리 준비한 뒤 환자가 퇴원하기 전에 전달해 줍니다.

또한, 퇴원 전에 환자가 병동 주치의와 의논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퇴원 후 환자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언제까지 실행해야 하는지 등입니다. 일반적으로 퇴원 후 환자는 외래 주치의와 1주일 내로 예약해 만날 것(discharge follow-up)을 조언 받습니다. 외래 주치의 오피스에 연락해 병원에서 퇴원했다고 말하면 많은 경우 일반 진료예약을 요청할 때보다 빨리 주치의를 볼 수 있게 진료예약을 해 줍니다. 처방받은 약이 있는 경우는 병동 간호사나 병동 주치의에게 어느 약국으로 처방전을 보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려줘야 합니다. 입원 중에 자문을 구했던 전문의가 있고, 그 전문의가 퇴원 후에도 환자를 보기를 원한다면, 외래 주치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전문의의 오피스에 연락을 취하여 진료예약을 하여야 합니다. 퇴원 계획은 환자 건강의 안전과 재입원을 방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침이기 때문에 퇴원 전 의사와 의논했던 사항들을 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빈번하게 일어나지는 않지만, 환자가 자의퇴원(discharge against medical advice)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의퇴원이란 영어로 짧게 AMA라고 칭하기도 하는데, 이는 무슨 이유에서든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여 병동 주치의의 퇴원 소견 없이 퇴원을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환자나 환자의 가족이 병원이나 의료진의 치료 방식, 혹은 전문의와의 소통에 큰 불만이 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데, 환자가 굳게 결정을 내리면 병원 측에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어 환자로 하여금 AMA양식에 서명을 하게 하고 환자를 퇴원시키게 됩니다. 이 AMA 양식에서 중요한 부분은, 환자가 병원에서 전문가의 승인 없이 나감으로 인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의학적 문제에 있어서 병원 측은 의학적 혹은 법적 책임이 없다라는 것을 환자가 인정한다는 것을 기록에 남긴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자의퇴원은 환자의 건강이나 생명에 위협적일 수 있습니다. 병원 측과 문제가 있다면, 자의퇴원이라는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되도록이면 상황 개선을 위해 병동 주치의나 담당 책임자와 상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원의 초점은 언급되었듯 환자의 완쾌와 안전한 퇴원에 맞춰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3개의 포스트를 통해 종합병원 입원(입원 절차, 입원 생활, 그리고 퇴원 과정)에 대하여 알아 보았습니다. 종합병원이란 워낙 규모도 크고, 직원도 많고, 일어나는 일도 많은 곳이기 때문에 사실 몇 개의 포스트에 종합병원의 모든 측면에 관한 설명을 담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글들을 통하여 미국의 병원은 어떤 식으로 돌아가고, 환자 입장에서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또 입원 생활이 마냥 부담스럽고 무서운 것만은 아니라고 느끼는 데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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