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 병원 입원 절차
예상치 않은 상황에 병원에 입원하는 경험은 환자에게 있어 두려움과 혼돈의 시간일 수 있습니다. 어느날 내가, 아니면 나의 가족이 지병의 급성 악화로 병원에 가게 되었다고 가장해 보겠습니다. 미국에서는 보통 911을 연락해 응급실로 갑니다. 직접 운전을 해 응급실에 찾아가는 경우는 응급실에 도착 후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프론트 데스크에서 등록 절차가 시작됩니다. 등록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는 기본적으로 신분증, 이름, 집 주소, 전화번호, 건강 보험 카드, 긴급 연락처 등이고, 여러 가지 건강 및 입원 관련 약정서를 읽은 후 각 약정서에 싸인합니다. 요즘은 종합병원의 웹사이트 내에서 환자 정보를 등록할 수 있는 옵션이 있고, 온라인상에서 응급실 예상 대기 시간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보편화되어 가는 추세입니다.
환자의 신분 확인과 서류 절차가 끝나면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응급 분류 과정(triage)이 시작되며, 빠른 시간 내에 조치가 필요한 순으로 환자들이 응급실 방에 배치됩니다. 그러나 911을 불러 구급차에 실려 온 환자의 경우는 병원에 도착하면 곧바로 미리 준비되어 있던 응급실 방 안으로 옮겨집니다. 현장에 출동했던 응급 의료 서비스 대원들이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응급 상황이라고 판단을 내리지 않았더라면 구급차로 환자를 이송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구급차로 왔든 직접 찾아왔든 응급실 방으로 옮기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가 들어와 자기 소개를 하고 신분 관리 차원에서 환자 정보가 적혀 있는 팔찌를 채워줍니다. 간호사가 환자에게 여러 건강 관련 질문을 하고, 곧 이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들어와 환자가 응급실을 찾게 된 계기를 묻는 것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 후, 신체 검사를 하고 혈액 검사와 그 외 필요한 검사를 추가적으로 주문합니다. 보통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는 1-2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추가 검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시간이 더 걸리겠죠?

초조함의 기다림 끝에 모든 검사 결과가 나오면 환자의 병력을 토대로 하여,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환자를 병동실에 입원시킬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내립니다. 환자가 급성 질환으로 인하여 즉각적인 치료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 입원을 시키고, 환자가 집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환자의 생명에 위협이 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의사는 환자에게 필요한 처방전이나 의학적 조언을 주고, 빠른 시일 내에 환자가 주치의와 연락하여 후속조치 진료(follow-up)를 받을 것을 권합니다. 이런 경우 보통 환자의 집이나 환자가 현재 머물고 있는 요양원으로 환자를 귀가시킵니다. 환자의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으나 케이스가 다소 복잡한 경우에는 병동 주치의(hospitalist)나 해당학과 전문의(specialist)와 상담을 하여 병원에 입원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료 허가를 받은 뒤 환자를 귀가시키기도 합니다.
입원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환자와의 상담 후, 병동 주치의에게 호출을 보냅니다. 병동 주치의는 병원 내 병실의 환자들만을 맡아 돌보는 내과 혹은 가정의학과 전문의로서 영어로는 attending physician이나 hospitalist라고 칭합니다. 쉽게 말하면, 종합병원 병동의 ‘문지기’입니다. 응급실 의사로부터 호출을 받은 순간부터 응급실에 있던 환자를 입원시키는 절차를 담당하고, 환자의 퇴원 역시 병동 주치의가 허가를 내려야 가능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병동 주치의’는 환자가 입원해 있는 동안 환자를 담당하는 내과의일 뿐, 환자의 외래 주치의가 아닙니다. 예전처럼 환자의 외래 주치의가 병실로 찾아와 환자를 치료하던 시스템은 미국에서는 점점 사라져가는 추세입니다.

입원하는 것이 확정된 후 병실로 옮겨지기 전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정맥 주사 (intravenous line, IV)라고 불리는 주사법으로, IV라는 유연한 튜브를 투입시켜 팔 정맥에 삽입하여 고정시킵니다. 이 튜브를 통해 수액이나 약물을 빠르게 몸에 공급할 수 있어 필요에 따라 빠른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부터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병동 주치의가 환자의 급성 지병과 관련된 치료에 필요한 자원을 모두 동원해 하나하나 문제를 풀어 나가게 됩니다. IV의 삽입 후, 환자는 응급실에서 병원 내의 지정된 병실로 옮겨집니다. 환자의 현 중증도에 따라 어떤 병실로 옮겨질 것인가가 정해지며, 심각한 질환으로 인해 생명이 위독한 환자는 가장 높은 수위인 중환자실(intensive care unit)로 옮겨지게 됩니다. 환자를 중환자실로 옮기기로 결정이 내려진 경우는, 보통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중환자실 전담전문의에게 자문을 하고, 그 시점에서부터 병동 주치의와 함께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자문의사로서 그 환자의 케이스에 개입합니다. 비슷한 예로, 응급의학과 전문의나 병동 주치의가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 심장내과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심장내과 전문의에게 환자의 케이스에 대하여 자문하고, 그 전문의가 환자 관리에 곧바로 투입됩니다.
지금까지 환자가 입원되는 과정을 알아 보았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과정을 요약한 것일 뿐이며, 모든 환자의 경우가 다르기 때문에 변수는 어느 과정에서든 발생할 수 있고, 실제로 변수가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다음 블로그 포스트에서는 환자의 입원 후 병원 생활을 알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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